호스트 하이라이트: 겨울 스포츠 여행지 평창 호스트 부부의 초대장

연말부터 계속 내린 눈으로 하얀 설산이 병풍처럼 평창을 둘러쌌다. 온 세상을 빨갛게 태울듯 울긋불긋했던 단풍이 모두 지고 칼라가 사라진 수묵화처럼 하얀 세상이 오자, 2월이 오기만 기다렸던 겨울 스포츠 팬들이 발걸음이 한국 평창으로 이어진다. 덕분에 아름다운 평창에서 자연을 벗삼아 느리게 살아가던 에어비앤비 호스트도 겨울스포츠의 매력에 흠뻑 빠져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를 즐기려는 여행객들을 맞이할 준비에 마음이 설렌다.  

 

기암절벽이 멋진 산을 배경으로 앞으로 강이 펼쳐진 평창의 풍광좋은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에어비앤비 시니어 호스트 이우님과 이정숙님 부부.

아내 정숙님은 “우리 부부는 서울과 중국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항상 도시를 벗어나 시골에서 호젓하게 사는 삶을 꿈꿔왔어요. 은퇴를 생각하며 매일 귀농사이트를 살펴보다, 어느날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서울을 떠났죠.” 라고 말했다. 부부는 우선 지방 작은 마을 밀양에서 5년을 먼저 살며 한옥 민박을 운영했다. 평생 꿈이던 한옥에 살면서 집문을 활짝 여니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고 인생이 활력이 넘쳤다. 시골생활에 자신이 붙자 이젠 더 자연속으로 들어가 살아보고 싶었다.

 

“워낙 여행을 좋아했어요. 남편과 함께 전국을 여행다니며 정착해 살고 싶은 마을을 찾아 다녔어요. 실은 제주도를 염두에 뒀는데,  우연히 여행을 왔다 평창의 때묻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반해 버렸죠. 그래서 정착하기로 했어요. 운명이었나봐요.”  평창에서 무작정 일년을 보냈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지내고 평생 살 집을 정성껏 튼튼하게 지었다. 실내 어디에 있어도 자연을 느끼도록 큰 창문을 전면으로 냈다. 살면서 이 집을 게스트에게 내주고 옆에 부부가 거처할 집도 작게 하나 더 만들었다. 평창에서 인생 이막이 시작했다. 앞마당에선 흙을 밟으며 가드닝을 좋아하는 아내와 함께 무농약 무제초제로 옥수수, 감자, 고구마를 직접 키우면서 초보 농부의 삶을 체험하고 있다. 가을 햇볕에 말린 감은 바구니에 담아 묵고 있는 게스트와 함께 저녁에 거실에서 나눠 먹으면서 이야기 꽃을 피우고는 한다. 직접 가꾼 농작물 중 튼실한 놈들은 인연을 맺은 게스트에게 보냈더니, 게스트들이 고마운 마음에 안부인사도 보내고 다시 시골마을을 찾아오면서 손주들 말고도 꾸준히 우리 집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문을 열면 먹으로 그린 듯 만설을 담은 한폭의 동양화가 우리집 마당앞에 펼쳐져요.”

 

우님은 평창을 겨울왕국 여름천국이라고 말한다. 700 고지에 있어서 공기 좋은 물 맑은 평창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사색하며 걷기 좋은 월정사 전나무숲길, 드넓은 목초지인 대관령 양떼목장 등이 볼거리가 많다. 그렇지만 우님이 게스트에게 추천하는 장소는 바로 뒷산 금당산이다. “집 뒤에 조각칼로 깍은 듯한 기암절벽을 오르는 산책길이 있어요. 평창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유명한 설경 장소도 많지만, 눈이 소복히 쌓인 금당산 산책길에 오르면 눈꽃이 활짝 핀 풍광을 독점할 수 있어요. 우리집만의 비경이죠.”

 

최근엔 변화가 생겼다. 자동차 없이는 찾아오기 힘들었던 시골 산간마을 집앞으로 서울-평창을 잇는 KTX가 개통해서 근처에 역이 생겼다. 오늘도 호스트는 반려묘와 함께 KTX를 타고 올 게스트들을 기다린다. 전세계에서 찾아 오는 겨울 스포츠를 사랑하는 게스트들에게 평창에 살면서 느낀 잔잔한 매력도 전하고 싶다. 추운 겨울 열리는 스포츠 경기에 열띤 응원을 하느라 얼고 지친 몸은 집에 도착해 따뜻한 난로에 불 피우고, 호스트 부부가 젊은 시절 즐겨듣던 팝송을 들으면서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보는 겨울낭만여행을 즐길 수 있다. 올 겨울 다이나믹한 겨울 스포츠도 즐기고 설경을 바라보며 힐링을 하는 여행지는 바로 평창이다.